비개발자가 AI한테 뭘 시킬 때 제일 많이 깨지는 지점이 있습니다. 설치와 설정입니다.
"이거 깔아줘" 하면 AI가 신나게 알려주는데, 중간에 없는 메뉴가 나오고, 없는 명령어가 나오고, 그러다 뭘 어디까지 했는지도 모르게 됩니다. 저는 이것 때문에 하루를 날린 적이 있습니다.
그래서 틀을 하나 만들어 두고 그것만 씁니다. 빈칸 일곱 개입니다.
빈칸 일곱 개
| 칸 | 무엇을 적나 | 왜 필요한가 |
|---|---|---|
| 역할 | AI가 무슨 담당인지 | 범위를 좁혀야 딴 얘기를 안 한다 |
| 맥락 | 지금 상태가 어떤지 | 이미 깔린 걸 또 깔라고 하지 않게 |
| 입력 | 내 컴퓨터·도구·목표 | 맥 명령어를 윈도우에서 주지 않게 |
| 작업 | 단계를 번호로 | 한꺼번에 쏟아내지 않게 |
| 제약 | 하면 안 되는 것 | 여기가 제일 중요합니다 |
| 출력 | 끝나고 뭘 보고할지 | 뭐가 됐는지 알 수 있게 |
| 검증 | 성공을 어떻게 확인하나 | "됐습니다"를 믿지 않기 위해 |
빈 틀 — 복사해서 쓰세요
``` 역할: [무엇을 담당하는 사람인지] 맥락: [지금 상태. 아직 안 깔렸을 수도 있고, 반쯤 되어 있을 수도 있다는 것까지] 입력: <운영체제와 셸>, <내가 쓰는 도구>, <목표 한 줄>
작업: 아래 단계를 순서대로 진행하세요.
- 이미 되어 있는지 먼저 확인. 되어 있으면 다시 하지 말고 상태만 보고
- 안 되어 있으면 설치. 로그인이 필요하면 주소만 알려주고 멈춰서 기다릴 것
- 연결 검증 — 실제로 목록이나 결과가 나오는지 확인
- 이게 무슨 도구인지, 앞으로 어떻게 주문하면 되는지 다섯 줄 이내로 설명
제약:
- 이미 설치된 것은 중복 설치하지 마세요
- 기존 설정 파일을 덮어쓰거나 지우지 마세요
- 토큰·비밀번호를 화면에 그대로 출력하지 마세요. .env 같은 비밀키 파일은 읽지도 마세요
- 한 번에 하나씩 실행하고 결과를 확인한 뒤 다음으로 넘어가세요
- 모르면 지어내지 마세요. 없는 명령어나 없는 메뉴를 만들어내지 마세요
출력: 실제로 실행한 명령어 목록, 확인된 버전, 설치된 것 이름, 남아 있는 오류
검증: [무엇이 나와야 성공인지 구체적으로] 하나라도 실패하면 완료로 보고하지 말고, 실패한 명령어와 오류 메시지, 다음 조치를 알려주세요. ```
각 칸을 왜 그렇게 쓰는지
"이미 되어 있으면 다시 하지 말고 상태만 보고"
이게 없으면 이미 깔린 걸 또 깝니다. 그러다 버전이 꼬입니다. 먼저 확인하고 시작하는 습관을 AI한테 심는 문장입니다.
"로그인이 필요하면 주소만 알려주고 멈춰서 기다릴 것"
로그인은 사람이 해야 합니다. 이 문장이 없으면 AI가 로그인 단계에서 멈춘 채로 답을 기다리는지, 실패한 건지 알 수 없는 상태가 됩니다.
"한 번에 하나씩 실행하고 결과를 확인한 뒤"
한꺼번에 다섯 단계를 받으면, 3번에서 틀렸을 때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모릅니다. 잘라서 시키면 틀린 지점이 바로 보입니다.
"모르면 지어내지 마세요"
빼지 마세요. 이 한 줄이 없으면 존재하지 않는 메뉴 이름을 알려줍니다. 그럴듯해서 진짜인 줄 알고 한참 찾게 됩니다.
검증 칸
"설치 완료했습니다"라는 말은 상태가 아닙니다. 무엇이 화면에 나와야 성공인지를 미리 못 박아두면, AI가 스스로 확인하고 실패를 실패라고 말합니다.
실제로 쓴 예시 — 그대로 공개합니다
영상·이미지 생성 도구를 붙일 때 실제로 던진 지시문입니다. 빈칸이 어떻게 채워지는지 보시면 감이 옵니다.
``` 역할: 힉스필드(Higgsfield) 명령어 도구와 스킬의 설치·로그인·연결 검증을 맡는 담당
맥락: 이 환경에는 힉스필드가 아직 설치되지 않았을 수 있고, 지금은 AI가 웹사이트를 만들어도 안에 넣을 영상과 이미지를 못 만드는 상태입니다
입력: <운영체제와 셸, 예: macOS zsh>, <내가 쓰는 도구, 예: 클로드 코드>, <목표 한 줄, 예: 영상이 들어간 웹사이트를 한 번에 만들고 싶다>
작업: 아래 네 단계를 순서대로 진행하세요.
- 설치 여부 확인 — 버전 명령이 버전을 출력하는지,
스킬 폴더에 해당 이름으로 시작하는 폴더가 이미 있는지 확인하세요. 이미 깔려 있으면 다시 설치하지 말고 상태만 보고하세요.
- 미설치 시 설치 — 도구를 깔고, 사용법 설명서(스킬)를 붙이세요.
그다음 로그인 명령을 실행하고, 브라우저 로그인은 제가 직접 해야 하므로 화면에 뜬 주소를 저에게 알려주고 기다리세요.
- 연결 검증 — 버전을 확인하고, 모델 목록이 실제로 출력되는지 확인하세요.
목록이 나오면 로그인까지 성공한 것입니다.
- 마지막에 이 도구가 무엇을 해 주는지, 앞으로 어떻게 주문하면 되는지
AI를 처음 쓰는 사람도 이해할 수 있는 말로 다섯 줄 이내로 설명하세요.
제약: 이미 설치된 항목은 중복 설치하지 마세요. 기존 설정 파일을 덮어쓰거나 지우지 마세요. 토큰과 로그인 정보를 화면에 그대로 출력하지 말고, .env 같은 비밀키 파일은 읽지도 마세요. 한 번에 하나씩 실행하고 결과를 확인한 뒤 다음으로 넘어가세요.
출력: 실제로 실행한 명령어 목록, 확인된 버전, 설치된 스킬 이름, 남아 있는 오류
검증: 버전 명령이 버전 문자열을 출력하고, 모델 목록 명령이 이름 목록을 출력해야 합니다. 하나라도 실패하면 완료로 보고하지 말고, 실패한 명령어와 오류 메시지, 다음 조치를 알려주세요. ```
이 예시에서 눈여겨볼 것 세 개
1. 맥락 칸에 "아직 설치되지 않았을 수도 있고" 확실하지 않다는 걸 그대로 적었습니다. 이러면 AI가 먼저 확인부터 합니다.
2. "브라우저 로그인은 제가 직접 해야 하므로 주소를 알려주고 기다리세요" 사람이 할 일과 AI가 할 일을 미리 갈라놨습니다. 여기서 막히는 경우가 제일 많습니다.
3. 검증 칸이 구체적입니다 "잘 됐는지 확인해줘"가 아니라 "목록이 출력되어야 한다" 입니다. 목록이 나온다는 건 설치도 됐고 로그인도 됐다는 뜻이라, 한 번에 두 가지를 확인합니다.
다른 데도 그대로 씁니다
이 틀은 설치 전용이 아닙니다. 빈칸만 바꾸면 그대로 굴러갑니다.
- 프로그램 만들 때 — 작업 칸에 "먼저 ○○까지만 하고 멈춰라"
- 에러 잡을 때 — 검증 칸에 "무엇이 나오면 해결된 것인지"
- 글 쓸 때 — 제약 칸에 금지 표현, 검증 칸에 분량과 확인 항목
- 자료 조사할 때 — 제약 칸에 "1차 출처만", "확인 안 되면 확인 불가라고 써라"
마지막으로
프롬프트를 잘 쓴다는 건 화려한 표현을 쓴다는 게 아닙니다. 뭘 하면 안 되는지, 뭐가 나와야 성공인지를 미리 적어두는 것입니다.
일곱 칸 중에 두 칸만 기억하셔도 됩니다.
- 제약 — "모르면 지어내지 마라"
- 검증 — "무엇이 나와야 성공인가"
이 둘만 넣어도 결과가 확 달라집니다.


